해외사업 베테랑들이 본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은 해외 선진기업의 약 71%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리스크와 클레임 관리 역량은 50%대에 불과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6일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 진단’ 보고서를 통해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5개 건설사의 16개 기능 부문별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평가했다.
조사는 지난 6월 18∼29일까지 해외사업 비중이 높거나 성장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 5곳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소속 직원 가운데 15∼30년 간 해외사업 수행 및 프로젝트 관리 경험을 갖춘 차ㆍ부장급을 선별해 조사했다.
그 결과 자재관리(87%), 구매관리ㆍ품질관리(각 84%), 시공관리(82%), 원가관리(79%), SHE 관리(77%), 설계관리(76%), 공정관리(74%) 등 전통 업무이자 다수의 수행 경험을 보유한 분야는 비교적 높게 나왔다.
그러나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클레임관리(55%), 리스크관리(59%), 통합관리(60%), 의사소통관리ㆍ사업기획관리(각 63%), 사업정보관리(65%), 범위관리(67%), 시운전관리(70%) 등은 해외 선진기업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프로젝트 관리 체계 측면에서 국내 기업은 절차나 전산시스템을 개발ㆍ보유하고 있지만, 기능 분야별 개발 수준의 범위와 심도가 크게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의 경우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반복적으로 현장 중심 업무에 투입됐다.
프로세스 단계별로 보면 사업 계획 시 프로젝트관리실행계획서(PEP) 등을 작성하고 있지만, 수행단계에서 계획과 실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
건산연은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 부족이 해외사업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대형 건설기업은 2010년 최대의 해외건설 수주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3∼2015년 수조 원대의 해외사업 손실을 경험했고, 이런 손실의 여파로 2015년부터 해외사업 수주액은 점차 감소해 2016∼2017년에는 300억 달러에도 못 미쳤다.
건산연은 우리 기업 해외사업에서 큰 손실을 본 이유에 대해 △ 저가 수주 △ 공기 지연 △ 다양한 발주 체계의 등장과 대처 미흡 △ 대형화·복잡화된 사업 특성 △ 세계 경제 악화 △ 유가 변동 △ 사업 리스크 저평가 △ 프로젝트 관리 능력 부족 등을 꼽았다.
이광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건설사들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로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통합관리, 리스크관리, 클레임관리 등 프로젝트 관리 분야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