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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장에 대한 기대와 현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6-04-25   조회수 : 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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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2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면서 그동안 진출이 어려웠던 이란 시장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줄지어 이란 시장 진출 설명회가 열렸고, 관련 보고서도 쏟아져 나왔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이런 관심이 과거에도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의 장기화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이란 시장의 잠재력 자체는 큰 편이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등 주요 자원 보유국이며, 인구 규모도 MENA(중동ㆍ북아프리카)에서 2위에 해당하는 8000만명에 이른다.

특히 해외건설 업계의 기대감이 컸다. 이란은 한 때 국내기업이 4번째로 수주를 많이 했던 국가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진출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이란 건설시장 규모는 지금도 거대하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이란 건설시장 규모는 500억달러 가량인데 중동 국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 이어 3번째로 크다.

국내 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건설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제재 기간에 다소 위축됐던 현지 영업망을 새로 구축했고, 현지 발주처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란의 프로젝트 발주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로 정부재정을 기반으로 했던 이란 프로젝트 시장이 장기간의 제재를 거치면서 자금조달형으로 변경됐다. 시공자가 금융주선을 맡는 시공자금융이나 직접 지분투자에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방식이 일반적인 형태가 됐다. 문제는 바뀐 환경과 달리 진출 여건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 수출신용기관(ECA)을 중심으로 정책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원화로 제한된 결제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달러 결제가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유로나 엔화 등으로 결제 통화를 다양화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또 ECA가 공급하려는 자금은 기본적으로 이란정부의 지급보증을 있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판매수익금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은 정부의 보증 없이도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구조화금융 기법을 활용해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업은 다른 나라 ECA의 협조융자 없이 국내 ECA가 단독으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철도나 도로 등 공공 인프라 분야에는 정부 보증없는 금융 지원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이란 순방길에 오른다.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할 전망이다. 이란발 특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구체적인 장애물을 걷어내지 않고서 막연한 기대가 현실이 되기를 바래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나올 양국간의 여러 경제협력 방안이 그저 문서상의 합의로만 그치지 않게 하려면 현장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부터 잘 살펴야 할 것이다.



권해석기자 haeseok@


출처 :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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